간만에 쉬는 날이 생겼다.
그렇다고 어디갈 계획은 없고 ~ 심시티5를 가지고 이리 저리 놀다가 ~ 저번에 와이프가 보던 상속자라는 드라마를 스킵스킵하면서 봤다. (물론 지혜는 이런 류의 트랜디 드라마를 보기 힘들어가기 때문에 2편인가 보다가 그만뒀다)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었는데 이런 드라마를 보는 건 그 시간이라도 자신에게서 벗어나서 (더 정확한 표현은 자신을 소외시키고) 시간을 보내기 라고 했었는데 다시 말하면 그냥 고민 없이 멍 때리고 싶었다는 표현이다. 여튼 고민이라고는 전혀 필요없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쭉 보고 있다가 보니 세인트영맨과 비슷한 유머코드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부처와 예수의 평범한(?) 일상
세인트영맨은 예수와 부처가 일본에(일본 문화가 좋아서 -_-? 케로로냐 ㅋㅋ) 살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설정도 웃기긴 하지만 이 만화의 핵심 유머코드 중 하나는 과장된 것에 대한 소소한 표현이라고 할만한 부분이다. 세상의 멸망급의 이야기가 정말 소소한 일상과 엮어져 있는 것 말이다. 상속지라는 드라마는 시크릿가든을 섰던 작가가 쓴 드라마라고 하는데 전작이었던 시크릿가든도 트랜디 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주던 드라마였고 이번 것도 그닥 차이가 없다. 어차피 이런 드라마가 기성품이고 영혼 없는 물건이란 건 쓰면 손가락만 아픈 일이다. 그런데 문득 보고 있다 보니 자본주의의 귀족계급(이른바 대자본을 가진 계급)에 대한 일종의 역설적인 유머가 보이기도 했다. 고딩(인가 중딩인가 -_-; 대충봐서)들이 수업으로 골프를 치면서 얘기를 한다. 아버지가 이번에 빌딩을 몇개 더 세우고 사업을 어떻게 하고 하는 이야기. 그러면서 시크(?)하게 별 일 아니라는 듯 이야기한다. 이런 장면을 보고 무엇을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난 왠지 웃겼다. 너무나 부가 거대해지면 현실성이 없어지고 그것도 나름 우리가 일상이라고 부르는 것의 연약함을 보여주는 메타포가 되기도 한다. 마치 세인트 영맨에서 신을 살짝 삐지게 하자 사방에서 성수가 날아온다거나 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이 드라마를 쓴 작가가 그런 생각을 햇는지 아니면 그냥 그런 세계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창작 정신을 씐(?)나게 발휘한 것인지는 모른다.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고) 하지만 과연 현실의 힘든 사람들이 언제까지 이런 유머나 몰핀에 자신을 맡길 것인가는 궁금해지긴 했다. 최근 다시 한 번 읽었던 긍정의 배신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었다. "과연 긍정성이라는 아편은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했는가? 아니면 진짜 삶에 가져야할 관심과 비판 정신을 억압해서 더 불행해지게 했는가?"라고 말이다. 답은 너무 명확하다. 글로 쓰기 귀찮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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