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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간 휴가를 냈다. 

회사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났고... 앞으로 어찌 될지 같은 건 아무도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막막하다 싶은 느낌과 그래도 찾아보면 될꺼야 같은 (이것도 막막함 같은데 -_-) 느낌이 교차한다. 

그러던 중에 엇그제 최 차장님과 치맥 약속이라고 간 자리에서 DC로 가는 것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어쩌면 지금 상황에서 DC로 가는게 일종의 도피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사실 별로 선택권 같은 건 없는지라 그러하다면 가는 것에 큰 불만은 없다 정도의 답변을 드리고 다른 이야기로 긴 시간을 보내며 술 자리를 마쳤다. 

일종의 위기랄까? 이런 순간이 닥치면 그 동안 무얼했나라는 식의 후회가 밀려든다. 

참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잘 해야지 하면서도 기분은 끕끕하다.

퇴근할 때 지니에게 연락을 하면서 결국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업을 택했어야 했나라는 후회 같은 것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정말) 간만에 비가오는 거리에서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으니 별로 감성적이지 않은 나도 센치한 기분이 되었다. 

욕도 좀 나오고 ㅋㅋ 머 그렇다고 눈물까지는 안 나왔지만 ;;;

어쩌면 최 차장님 얘기처럼 너무 눈을 가두고 인간 관계를 가두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맴돈다.

현재의 지엽적인 위기를 타개할 인맥 같은 걸 얘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 삶이 주는 속박들에 메어 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다른 탈출구를 모색하지 못한다면 삶은 큰 후회를 남기며 마무리 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런 위험을 사전에 대비하려면 책에서 얻는 지식 만으로는 부족하니까 말이다. 

삶이 속박들에 메어 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은 꼭 부정적인 것 만은 아니다. 

우리의 존재는 한번 뿐이라는 가벼움에 상응하는 속박이라는 무거움을 필요로 하니까. 

가족도 친구도 꿈도 지식도 모두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무거움과 같은 것이니까.

그렇기에 그것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무거움에 짓눌리지 않을 정도의 현명함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행위는 필수적이다.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 그런 모색 행위와 가능성을 열어두는 행위가 삶 자체를 숨쉬게 하는 원동력이 되니까.

난 그런 가능성을 책을 통해 모색할 수 있다고 보았지만... 결국 책'만'으로는 어렵다는 심플한 결론에 돌아 돌아 이르고만 것 같다. (나는 강준만 교수가 아니니까 -_-)

내가 젊은 시절 그토록 두려워했던 가능성의 닫힘은 어쩌면 젊은 시절에 가지고 있던 가능성의 닫힘일 뿐... 가능성이 닫히도록 하는 건 삶의 태도와 관련된 것이고 그 자체가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가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나에게는 그렇다는 얘기다)

여튼 비 소리를 들으며 생각을 정리하니 조금은 나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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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릴라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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